말 못하는 꼬맹이들에게 공을 주면 한참 굴리면서 재미있어 한다.
애기들은 공이 굴러감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굴려본다.
생각없이 보는 이 단순한 굴러감이 무한한 재미를 준다.
하지만 어른들은 결코 공굴리기와 같은 단순한 놀이에 재미를 얻지 못한다.
공의 색깔과 모양이 어떻든 그들의 머리 속에는 이미 '굴러간다'는 생각만이
굴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아무리 많은 공이 있어도
굴러간다는 생각은 단 한 가지일 뿐이므로
결국은 권태와 우울함을 만들 뿐이다.
어느 날 손님을 만나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나오다 저녁 노을을 보고서 말했다.
"저녁 노을이 아주 아름다워요. 한 번 보세요."
"어제도 봤어요. 자주 보니 식상해요."
"어제의 생각을 보지 말고 그냥 하늘을 보세요."
나는 부페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고급 부페라도 항상 먹고 나면 불만족이 남는다. 왜 그럴까? 얼마 전에 고급 부페를 갔다와서도 역시나 불만족이었다. 그래서 철학자 혼돈이 다시 한 번 나를 분석해 보았다. 가만히 부페에서 음식을 먹는 나를 분석해 보니 음식의 맛을 음미하면서 먹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음식의 종류를 얼마나 먹었나 또는 얼마나 더 먹을수 있나'라고 생각을 굴리면서 먹고 있었다. 한 마디로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음식에 대한 생각을 먹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에 무슨 맛이 있으랴?!
인생도 마찬 가지가 아닐까? 겉보기에는 고급 부페와 같은 산해진미의 인생인데 왜 우리는 살맛이 나지 않는가? 당신도 음식의 맛이 아닌 생각의 맛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면 당신의 인생이 맛이 없는 것은 고급 부페와 같은 곳이 아니라 동네 분식집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지금 먹고있는 라면과 단무지의 맛이라도 제대로 보고 있는가?
진실의 삶은 항상 달고 맛있다.
생각은 무색무미이며 꿀꿀할 뿐이다.^^
달인은 삶을 살고 범인은 생각을 산다.
생각이 없는 삶은 항상 진실하고 행복하고 평화롭다.
삶에 대한 나의 생각은 허상이고 고통을 주고 불안을 준다.
Live life. Don't live thoughts man!
장자가 말한다네.
말도 이름도 공도 죽음도 삶도 잊으라고(忘言, 忘名, 忘功, 忘死, 忘生).
좋다, 좋아.